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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짧은 아이 억지로 먹이기 전에 점검해야 할 것들

by 초록애미 2025. 7. 2.

입 짧은 아이 억지로 먹이기 전에 점검해야 할 것들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중 하나는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을 때입니다. 한두 숟갈 뜨고는 고개를 돌려버리거나 밥상을 보자마자 안 먹어라고 말하는 아이의 모습에 속이 타는 날들이 반복되다 보면 부모의 식사 시간도 고역이 되어버립니다. 특히 주변에 잘 먹는 아이들을 비교하게 될수록 우리 아이의 식사량이 더 적어 보이고 걱정은 점점 커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를 달래고 회유하고 심지어는 억지로 먹이려는 상황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입이 짧은 아이를 변화시키는 방법이 억지로 먹이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억지로 먹이는 행동은 아이에게 식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식사 자체를 거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입이 짧은 아이를 두고 있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식사 거부가 나타나는 이유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입니다. 억지로 먹이기 전에 점검해야 할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의 입 짧음이 단순한 식욕 문제인지 아니면 환경, 감정, 습관에서 기인한 것인지 점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첫 번째 점검 사항 아이의 신체 리듬과 식사 시간은 적절한지


많은 경우,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배가 고프지 않기 때문입니다. 식사 전 간식이 과도했거나, 식사 시간 자체가 아이의 생체 리듬과 맞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는 어른보다 위장이 작고 소화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 간격 없이 잦은 간식을 먹거나 음료를 자주 섭취하면 식사 때 허기짐을 느끼지 못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식사 전 2시간 이내에 먹은 간식이나 음료가 있었는지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일, 우유, 과자, 주스 등의 섭취가 식사 시간의 식욕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식사 시간도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아이마다 신체 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아침을 늦게 일어난 아이에게 이른 아침 식사를 강요한다면 음식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긴 공복 상태를 방치하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고, 그로 인해 오히려 기운이 없고 짜증이 나서 식사를 더 거부하게 되는 악순환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과 간식 간격, 그리고 아이가 충분히 활동한 뒤 허기짐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식사량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억지로 입에 넣어주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배고픔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숟가락을 들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건강한 방식입니다.

2. 두 번째 점검 사항 식사 분위기와 부모의 태도는 어떠한지


아이의 식사는 단순히 영양 섭취의 행위가 아니라 감정과 정서가 깊이 연결된 활동입니다. 식사 시간이 긴장되고 지적이 많으며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식사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이는 자기방어이자 심리적 거부 반응입니다. 특히 부모가 아이를 계속 쳐다보며 한 입만 더 먹자, 왜 이것만 먹니, 다른 집 애들은 잘 먹는데 등 평가나 강요가 담긴 말을 반복하게 되면 아이는 식사 자체를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시간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은 아이에게 식사를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즐겁게 식사하는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많이 먹지 않더라도 억지로 먹이지 말고 식탁에서의 경험이 즐겁고 안정적이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탁은 훈육의 장소가 아닙니다. 함께 앉아 눈을 마주치고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하루를 나누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식사 시간 내내 지적보다는 대화를 불안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아이는 식탁에서 마음을 열고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부모가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식사 태도를 그대로 모방하기 때문에 부모가 편식을 하거나 음식을 서둘러 먹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 아이도 그러한 습관을 익히게 됩니다.

3. 세 번째 점검 사항 음식에 대한 경험과 선택권은 충분한지

입이 짧은 아이들은 대부분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나 익숙하지 않음에서 비롯된 편식과 식사 거부를 함께 겪습니다. 아이가 새로운 음식에 쉽게 손을 대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입맛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익숙하지 않아서 또는 자신이 선택한 음식이 아니라 강요받은 음식이기 때문에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에게도 음식에 대한 자율성과 선택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오늘 반찬을 고르게 하거나 장을 볼 때 함께 식재료를 고르고 간단한 요리 과정을 함께 하도록 하면 아이는 자신이 관여한 음식에 훨씬 더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내가 만든 음식, 내가 고른 반찬이라는 자부심으로 이어지며 스스로 시도하려는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음식을 거부한다고 해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음식에 대한 수용은 최소 10회 이상의 노출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처음부터 먹이지 않더라도 색깔을 보고 냄새를 맡아보게 하고 한 입 맛만 보게 하는 방식으로 감각적 경험을 반복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먹는 양이나 음식 종류를 통해 부모가 실망하거나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음식에 대해 긍정적인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고 강요보다는 경험 평가보다는 인정 그리고 조급함보다는 기다림의 태도가 아이의 식습관 형성에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억지로 먹이기 전에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세요
아이의 식사량이 적다고 느껴질 때 부모는 본능적으로 걱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입 짧음은 반드시 문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특성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느냐입니다.

억지로 먹이기 전에 아이의 배고픔 리듬은 적절한지 식사 시간은 편안한지 음식에 대한 주도성과 선택의 경험은 충분한지 점검해보는 일이 먼저입니다. 아이의 식사는 아이만의 속도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부모가 걱정으로 아이를 밀어붙일수록 아이는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 하루 세 끼 식사를 전쟁처럼 치르기보다 하루 한 끼라도 아이와 함께 웃으며 식탁에 앉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식습관 교육은 시작됩니다. 먹이는 일이 아니라 함께 먹는 일이 되도록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태도가 입 짧은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입니다.